환경적인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10월 이후에는 독감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증상 구분이 어려운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에 감염되는 환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독감 동시감염 3명 보고…독감 예년보다 줄어도 10~12월 안심 못해
29일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으로 3명이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들 3명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지난 2월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올초 독감 유행 끄트머리에 두 감염병에 동시 감염된 것이다.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늦가을과 겨울철에는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대부분의 사람이 실내에서만 생활한다”며 “코로나19 처음으로 맞는 환경이다 보니 일정 규모의 트윈데믹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해외 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질병청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트윈데믹 의심 사례 116건을 검사한 결과, 1건(0.9%)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중국과 터키도 트윈데믹 감염자 비율이 각각 2.7%, 2%로 조사됐다. 문제는 트윈데믹 규모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느냐다.
독감이 크게 유행할 경우 증상이 유사한 코로나19 확진자를 구분하기 어렵고, 두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할 위험이 점점 높아질 수 있어서다.
◇동네의원 트윈데믹 벌써부터 걱정…동시진단키트 등 대응체계 시급
의원급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개업의사들은 벌써부터 트윈데믹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두 감염병을 쉽게 구분하기 어렵고, 자칫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시적으로 병원 운영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서울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는 한 전문의는 “독감 환자인 줄 알고 치료했다가 코로나19로 밝혀지면 병원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며 “독감이 유행하는 11월 이후에는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어 의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대응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코로나19와 독감을 쉽게 구분하기란 어렵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방역당국은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하는 진단키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진단키트를 사용하더라도 코로나19 의심환자는 선별진료소를 먼저 방문하도록 하는 진료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대규모 인구이동이 일어나는 추석연휴 방역 관리도 트윈데믹 여부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추석 맞이 마을잔치·지역축제·민속놀이 등을 금지하고,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방역수칙 준수를 의무화했다. 수도권 내 고위험시설 집합금지도 연장했고, 음식점에서는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를 실시하는 세부방역대책을 만들었다.
트윈데믹 유행은 추석연휴 이후 확산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날씨가 급격히 내려가는 10월 중순 이후부터 11월까지 독감 환자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 3명 뿐인 코로나19 및 독감 동시감염자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 시점은 2017년 12월 1일에서 2018년 11월 16일, 2019년은 11월 15일로 앞당겨졌고, 올해는 이보다 더 빠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월에 트윈데믹이 급증해 12월쯤 절정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8일 브리핑에서 “희망하기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수칙, 역학조사를 통해 두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며 “두 감염병을 구분하고 진단하는 진료 대응체계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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